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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폭염 속 철수하는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아쉬움'과 '안도'
CIA Bear 허관(許灌) 2023. 8. 6. 17:57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으로 인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을 떠나 서울 시내 호텔로 이동하고 있다.
날씨가 섭씨 35도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 4만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외 행사에서 수백 명이 쓰러졌다.
스카우트 협회는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인원인 영국 대원 약 4500명이 새만금 캠프장에서 서울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싱가포르 팀도 대원들을 철수시키고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다음 주 동안 현장에 머무를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의료진 60명과 화장실과 샤워 시설 등을 정비하기 위한 인력 7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캠프로 불리는 잼버리는 4년마다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매번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다.
참가자 대부분은 14세에서 18세 사이이며, 이번 한국 행사에는 155개국이 참가했다.
이번 잼버리는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오는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캠프장에서 약 197km 떨어진 서울에 하나둘씩 도착하고 있다. 대원들은 다음 주 동안 호텔에서 지낼 예정이다.
영국 스카우트 협회는 청소년과 성인 자원봉사자들이 "숙소에 적응하기" 시작했으며, 잼버리 체험은 예정대로 오는 13일 영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서울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BBC가 전해 들은 내용에 따르면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 방에 5명씩 나눠 쓰고 있으며, 숙소가 부족해 최대 250명이 서울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카우트팀 중 한 명은 BBC의 진 맥켄지 서울 특파원에게 철수를 결정한 원인이 폭염뿐만 아니라 시설과 음식 때문이라고도 전했다.
이들은 캠프장 화장실이 "건강상 위험"하며, 아이들에게 충분한 음식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영국 팀이 며칠 동안 상황을 지켜보며 주최 측이 상황을 개선하길 기다렸지만, 결국 모든 인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BBC가 만난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수년간 준비했으며, 이를 위해 수천 파운드를 모으기도 했다고 밝혔다.
민간 기상정보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행사가 열리는 지역에는 뇌우가 예보되어 있으며,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 온도가 4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국제스카우트 단체인 세계스카우트연맹(WOSM)은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조기 종료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주최 측이 "행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며 "폭염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영국 최대 스카우트 단체인 영국 스카우트 협회는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대원들에게 "충분한 음식과 물…이례적으로 더운 날씨를 피할 수 있는 쉼터…그리고 이 정도 규모의 행사에 적합한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 팀은 단기간에 수천 명의 인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자금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도 많다.
미국 팀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참가자들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미군 기지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캠프장에 있던 아이들의 부모들은 더위 때문에 어떤 활동도 할 수 없었다고 BBC에 말했다.
아이들이 행사장을 떠나야 한다는 소식에 실망했다며 행사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에서 온 한 어머니는 이번 행사가 16세 딸에게 "멋진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지만, 실상은 "생존 미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을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딸은 더운 날씨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텐트는 너무 뜨거웠고, 더위를 식힐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딸의 말을 전하며 샤워실과 화장실이 "끔찍하고 안전하지 않다"며 "떠다니는 쓰레기와 반창고, 머리카락"이 배수구를 막고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부모는 상황이 너무 나빠서 지난 4일 딸을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태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터 날드렛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두 자녀가 떠나야 한다는 소식에 "좌절하고 속상해했으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화장실 상태가 좀 형편없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어요."
15세 딸이 행사에 참석한 섀넌 스와퍼는 아이들이 "행사가 일찍 끝나서 모두 망연자실했다"고 전했다.
그는 "누구한테 물어도 더위는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어른이든 아이든 행사장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가족이 "평생 스카우트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라며 지도자들이 "굉장히 훌륭했다"고 덧붙였다.
레베카 콜드웰은 17세 딸이 감염된 상처 부위에 "뛰어난" 수준의 치료를 받았다며, 딸에게 호텔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자 "가슴 아파했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17세 아들 코리를 잼버리에 보내기 위해 6500달러를 지불했지만, 아들의 꿈이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로이터에 "아들은 그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를 보내기 위해 가족으로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 돈으로 훨씬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벨기에, 프랑스에서 온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캠프장에 남아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영국 대원들이 떠나 아쉽다고 했다.
스페인에서 온 16세 소녀 블랑카는 행사 첫날 여동생이 더위 때문에 병원에 실려 갔지만 지금은 회복되어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어요. (주최 측은) 우리에게 찬물과 부채를 주고 그늘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들어가게 해줬어요."
그러면서 블랑카는 "영국인들이 머물지 않은 것이 아쉽다"며 "그들은 정말 멋진 사람들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일각에서 정부가 폭염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현장에 구호품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는 "정부는 폭염 속에서도 잼버리가 안전하게 끝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장에는 냉방 버스, 급수차, 의료진 등이 추가로 파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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